미해군들의 군함이 정박하는 그리스의 항구 피레우스에는 ‘일리아’라는 유명한 여자가 있다. 비록 매춘부지만 항구의 사내들에게 절대적인 사랑을 받으며 살아가고 있다. 사내들은 일리아를 단순한 매춘부가 아니라, 그들의 친구이자 여신처럼 떠받든다. 그녀는 ‘일’을 할 때도 돈보다는 사람을 보고 고르고 일주일에 한 번씩 친구들을 초대해서 파티를 열 정도로 자유분방하며, 정기적으로 그리스 비극을 보러 갈 정도로 지적인 호기심도 넘치는 여자이다. 어느 날 이 항구마을에 미국인 ‘호머’가 찾아온다. 미국의 물질만능주의에 회의를 느끼고 문화의 근원을 찾아보겠노라고 그리스를 찾아온 그는 일리아를 보고 호기심을 느낀다. 하지만 누구보다 아름답고 지적인 여성이 매춘을 한다는 것은 그에겐 견딜 수 없는 고통이었다. 그때부터 호머는 일리아를 교화시켜 보려고 무던히 애를 쓰지만 그녀는 번번이 그의 제안을 거절한다. 그리고 호머 자신은 뜻하지 않게 마을 주민들과 자꾸 마찰을 빚게 된다. 결국 그녀를 교화시키겠다는 계획은 수포로 돌아가고 본국으로 돌아갈 결심까지 하게 된다. 그런데 술집 여자들을 상대로 부동산 임대업을 하는 ‘얼굴 없는 남자’가 그에게 접근을 해온다. 그는 뒷돈을 대줄테니 일리아를 교화시켜 매춘부 생활을 청산시키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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