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호킹은 아인슈타인 이래 가장 유명한 물리학자로, 또한 운동신경 질환(일명 루게릭병)이라는 시한부 생명을 선고받은 몸이면서도 활발한 블랙홀 연구와 강연과 저술을 해온 인간승리의 한 사례로 손꼽힌다. 언론과 일반 대중의 눈에는 스티븐 호킹의 이처럼 화려한 면모만 보일 뿐, 그 뒤에 그림자처럼 감춰져 있는 ‘보살핌‘의 험난한 역정은 흔히 무시되기 십상이다.
이 책은 바로 그러한 ‘보살핌‘으로 사반세기를 바친 첫 아내 제인 호킹의 회상록이자, 영화 <사랑에 대한 모든 것>]의 원작이다. 이 회상록은 스티븐 호킹과 제인이라는 두 남녀가 어떻게 사랑과 인생의 가시밭길을 헤쳐 나왔는지를 한눈에 보여주는 기록이라 할 수 있다.
스티븐 호킹은 21세 때 운동신경 질환에 걸린 이후, 시한부 수명이라는 통념을 비웃듯이, 그 후로도 50여 년 동안에 걸쳐 정력적인 활동을 보여주었다. 신체적으로 이렇게 연약한 천재가 자기 뜻을 활짝 펼치려면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그의 손발 노릇을 해줘야 하는데, 그 주된 몫은 당연히 아내에게 돌려질 것이다.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는 장애인 남편과 세 아이를 돌보면서, 그리고 스스로도 스페인 어문학을 나름대로 공부해 나가면서, 제인 호킹은 ‘사랑과 인생‘이라는 근본적인 주제를 놓고 수많은 실타래들을 한 올씩 풀어나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