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2011년 현재까지 총 일곱 편의 영화로 제작된 ‘혹성 탈출‘ 시리즈를 책으로 만난다. 쥘 베른이 비행기와 우주선이 만들어지기 전에 <지구에서 달까지>(1865)라는 우주여행에 관한 작품으로 공상과학소설의 분야를 개척했다면 피에르 불은 본격적인 공상과학소설의 토대를 마련했다고 볼 수 있다. 인류의 우주개발과 함께 시작된 스페이스 오페라 <혹성 탈출>, 그야말로 ‘고전‘이다.
서기 2500년, 앙텔 교수는 지구로부터 약 300광년 떨어진 초거성 베텔게우스를 탐험하기 위해 우주 탐험대를 조직한다. 젊은 물리학자인 아르튀르 르뱅과 신문기자인 윌리스 메루를 포함해 탐험대는 단 세 명뿐. 2년간의 비행 끝에 베텔게우스계에 도착한 그들은 여러 면에서 지구와 흡사한 행성을 발견하고 ‘소로르(‘자매‘를 뜻하는 라틴어)‘라는 이름을 지어준다.
그러나 곧 드러난 소로르의 현실은 미개한 상태에 머물러 있는 인간과, 그 인간을 지배하는 문명한 유인원, 벌거벗은 채 살기 위해 도망가는 인간과, 그런 인간을 향해 무자비하게 총을 쏘는 유인원이다. 인간과 유인원의 뒤섞인 운명 앞에서 아르튀르 르뱅은 유인원에게 죽임당하고 앙텔 교수는 이성을 잃어 미개한 인간으로 전락하고 마는데…
홀로 남은 윌리스 메루는 잔인한 유인원들의 행성에서 무사히 탈출할 수 있을까. 진화한 유인원과 퇴화한 인간 사이에 숨어 있는 진실은 무엇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