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어느 쇼핑몰 내 우리에서 27년간 홀로 갇혀 살았던 고릴라 아이반의 실제 사연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다. ‘내셔널지오그래픽‘ ‘뉴욕타임스‘ 등에 기사가 실릴 만큼 유명했던 아이반의 이야기는 2013년 책으로 출간되어 ‘아동문학의 노벨상’이라 꼽히는 뉴베리 상을 수상했다. 그 밖에 아마존 아동분야 올해의 책 선정, 크리스토퍼 상 수상,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등의 이력을 자랑하며 지금까지도 전 세계 독자들의 열렬한 사랑을 받고 있다.
수컷 고릴라 아이반은 어른이 되면 무리를 보호해야 하는 책임을 타고난 실버백 고릴라다. 하지만 인간들이 만들어 놓은 우리 안에서 살아가는 동안 실버백 고릴라로서의 본모습은 필요가 없게 됐다. 야생에서 가족들과 함께했던 과거의 기억도, 미래에 대한 희망도 애써 억눌러야 했다. 자신이 지금 어디에서 무얼 하며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한 생각은 고릴라의 존재감을 더욱 짓누를 뿐이었다.
그런 아이반이 자신의 본모습을 찾고 희망을 품게 된 것은 루비라는 아기 코끼리를 쇼핑몰에서 구출하기 위한 작전을 펼치면서부터였다. 아이러니하게도 자신이 아니라 남을 구하려던 행동이 결국은 자신을 구한 셈이 되었다. 오로지 자기 이익에만 집중하는 오늘날의 인간들에게 작가는 더불어 살아가는 삶, 진정으로 인간적인 삶이란 어떤 것인지 아이반의 담담한 목소리를 통해 보여 준다. |